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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t Garten 1. 안개 밖, 폐허 본문

소설/Mist Garten

Mist Garten 1. 안개 밖, 폐허

Bild&Füller 2017. 3. 2. 23:10






시체가 썩는 역겨운 냄새가 사방에 진동하고, 절로 코를 틀어쥐게 만드는 악취 속에서- 

잿더미를 뒤져가며 조금이나마 남아있는 생존자의 흔적을 쫓던 구조대원은, 저 멀리서 터벅터벅 걸어오는 누군가의 인영을 발견하고 반사적으로 그쪽을 향해 총구를 겨누었다.



"누구냐-!!!!"



걸어오던 움직임이 잠시 우뚝 멈췄다.

그 순간 구조대원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살아있는 사람은 커녕 죽은 자들도 그 시신조차 온전히 유지할 수 없다는 이 죽음의 땅에서, 귀신도 아닌 멀쩡히 살아있는 사람- 

그것도, 어린아이가 돌아다니는 모습은 여기 오고 나서 처음으로 보는 광경이었기에.

아이가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할때도, 구조대원은 한동안 벙찐 얼굴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저기....어...너, 어디서 온거니..?"



겨우 정신을 가다듬고 가까이 다가가 조심스레 질문을 건네자, 금발의 소년은 멍한 눈을 들어 구조대원과 눈을 맞춰왔다.



"......."



아이는 고개를 갸웃거린 상태로 한동안 말이 없었다.

마치 자신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곰곰히 생각해보느라 상념에 잠긴 듯 했다.

잠시 후, 조그만 입술을 열어 말을 꺼내는 아이의 목소리는 도저히 어린애의 것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매우 거칠게 쉬어있었다.



".....모르겠는데요."



그러면서, 아이는 뒤를 돌아보았다.

어느 새 저만치를 걸어온 길은 안개인지 스모그인지 모를 뿌연 것으로 가려져 그 끝은 보이지 않았다.



"저는 단지, 그 사람이 말해준 대로 계속 계속 걸어왔을 뿐이에요."


"....그 사람이라니? 그분은 어디 계시는데?"



혹시 또다른 생존자일지 몰라 구조대원이 재차 물음을 건네자, 눈을 깜빡이며 안개 속을 쳐다보던 아이는 시선을 땅으로 떨어뜨렸다.



"......전부..."



아이는 고개를 떨군 채로 손가락을 들어, 끝이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개 저편의 길을 가리켰다.



"....전부 다, 저 안에 있어요."



그 사람도, 다른 모두들도, 전부 저기에.

억양없는 톤으로 무미건조하게 읊조리는 아이의 말을 듣고, 구조대원은 절망어린 시선으로 아이의 손가락을 따라 안개 속을 바라보았다.

....모두들, 저 안에 있다고..?

그렇다면 사실상, 그들의 구조는 포기해야 한다는 것과 마찬가지.

저 안에 한번 들어간 이상, 아무리 여럿이서 뭉쳐 함께 능숙히 움직이는 그룹이라해도 100% 전멸이다. 그 정도로 지독하게 희박한 생존률.

자기 혼자서 저길 돌파하여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수준이 아니란 거다.

절망적인 눈길로, 구조대원은 무전기를 들었다.




"......여기는 미스트 타운, 응답하라. 생존자를 발견했다. 보고한다. 생존자를 발견했다.

생존자는......어린아이 한 명."




금발의 아이는, 구조대원의 손에 이끌려 도시를 떠나면서도 여전히 뚫어져라 안개 속을 응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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